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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공동 기자회견문] “24년간 여성노동자를 지켜온 고용평등상담실 폐지, 퇴행하는 고용노동부 규탄한다”

2023-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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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기자회견문]

“24년간 여성노동자를 지켜온 고용평등상담실 폐지,

퇴행하는 고용노동부 규탄한다”


고용평등상담실은 지난 2000년 개소하여 현재까지 전국 19개 지역에서 운영되고 있다. 노동현장에서 겪는 갖가지 고충을 겪고 있는 여성노동자들을 위한 최후의 보루가 고용평등상담실이다. 적은 예산으로 운영되는 고용평등상담실 소속 상담원들은 열악한 처우를 견뎌가며 여성노동자의 곁에 있다는 사명감으로 활동해 왔다. 헌데 고용노동부는 이런 고용평등상담실의 2024년 예산을 하루아침에 삭감하고 고용노동부가 8개 지청에서 한 명씩을 고용하여 직접 운영하겠다고 한다. 심지어 고용평등상담실 운영 주체들에게 과정과 이유에 대한 일언반구의 설명조차 없었다. 고용평등상담실은 국회로 넘어온 예산을 확인하고 망연자실할 뿐이었다.


고용평등상담실은 고용노동부가 예산을 마련하고 민간단체가 위탁을 받아 운영하는 형태이다. 개소 당시 정부 상담실과 민간 상담실을 병행하며 운영했지만 2004년 민간상담실로만 운영해 왔다. 고용평등상담실은 2000년부터 2022년까지 총 168,070건, 년평균 7,640건의 상담을 진행해 왔다. 여성노동자들은 성차별적 사회환경과 직장문화 탓에 질 나쁜 일자리에서 차별을 감내하며 일해야만 한다. 여성노동자들이 겪는 어려움은 성인지적 관점으로 바라보지 않으면 잘 이해되지 않을 뿐더러 법에 명시된 내용이라 하더라도 이를 차별로 인식하기 어렵다. 게다가 날로 복잡해지는 고용형태는 노동자로서의 자격을 박탈하여 노동권을 보장받기 어려워지는 형국으로 가고 있다. 이 최전선에 여성노동자들이 존재한다. 여성노동자 중 시간제 노동자는 날로 증가하고 있으며 그 중 노동법의 사각지대인 초단시간 노동자는 급증하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여성노동자들이 복잡한 문제를 안고 다른 상담실이나 고용노동부를 찾아가면 법 적용이 안 된다며 돌려보내기 일쑤다. 임신한 여성노동자가 출산전후휴가를 받기 어려울 것 같다는 고민에 고용노동부는 문제가 발생하면 오라고 답변하는 실정이다.


허나 고용평등상담실은 가능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내담자와 동행하고 있다. 노동법이 안 되면 민법, 형사법, 국가인권위법으로. 일어나지 않은 문제는 예방으로 접근하며 회사와 협상이 안 먹히면 여론전으로. 내담자와 동행하며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하고 있다. 현장과 밀착하여 문제를 파악하고 분석하여 법제도를 바꾸는 역할도 톡톡히 해 내었다.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한 2차 가해 문제를 고평법에 명문화한 것도,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가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화 한 것도, 법인대표에 의한 성희롱이 입법불비상태라는 것을 밝혀내 법개정을 요구한 것도 모두 고용평등상담실의 성과였다. 직장 내 성희롱 상담을 받던 고용평등상담실 상담원들이 내담자에게 심리정서치유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요구로 이 사업이 만들어진 것이 2018년이다. 모두 내담자와 밀착하여 지원하며 알게되고 제도로 요구할 수 있게된 것들이다. 이런 역할을 고용노동부가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가.


고용평등과 관련된 고용노동부의 예산은 삭감, 또 삭감의 행렬이다. 특히나 건전한 직장문화 조성을 목적으로 운영되었던 직장 내 성희롱 예방교육 자료 제작과 영세사업장 예방교육 지원 예산은 전액 삭감되었다. 그나마 지원되던 교육비용이 전액 삭감되면 사업장들은 직장 내 성희롱 예방교육을 실효성없이 진행할 것이 뻔하다. 고용노동부는 여성노동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모두 놓아버린 것이다. 사실상 국가의 기능을 하지 않겠다는 선언에 다름아니다. 다른 부문에서도 예산이 모두 삭감되고 전 사회의 공공인프라가 망가져 가고 있다. 이대로라면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사회적 약자들이 기댈 곳이 모두 사라진다. 사회적 약자들이 아무런 방패막 없이 모든 차별과 고통을 감내해야한다면 대한민국이 존재할 이유가 없다. 행정부가 기능을 상실했다면 국회가 되돌려 놓아야 한다. 국회는 여성노동자가 안전하게 노동하고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요청하는 바이다. 여성노동자들의 곁을 지키기 위해 전국고용평등상담실네트워크는 끝까지 싸울 것이다.


2023. 9. 25.


전국고용평등상담실네트워크 (19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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